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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2026] 은발 수첩이 증명한 세대를 넘은 연대

김도영 감독, 최민식·한소희 주연의 2026년 드라마·코미디. 낸시 마이어스의 2015년 할리우드 원작을 한국식으로 각색해, 실버 인턴 기호와 젊은 CEO 선우가 세대를 뛰어넘어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가는 과정을 생활감 넘치는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나이 앞에 멈칫한 적이 있으신가요? 이력서 한 줄이 아니라 사람 한 명으로 다시 시작해야 했던 그 순간 말입니다. 저는 《인턴 2026》 포스터에서 최민식 씨의 은발 얼굴을 보는 순간, 무언가가 복부를 건드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영화를 본 건 평일 오전이었습니다. 새벽 네 시에 버스를 차고지에 반납하고 씻고 나니 여섯 시가 넘었더군요. 잠이 오지 않아 CGV 앱을 열었다가 오전 8시 40분 첫 상영을 잡았습니다. 관객은 저 포함 아홉 명이었습니다.수첩 한 권..

영화 2026. 9. 24. 05:18
[비광] 비광 같은 존재가 모여 패를 완성한다

이지원 감독의 2026년 한국 영화 《비광》은 류승룡, 하지원, 김시아가 주연을 맡은 가족 드라마로, 화투 비광 패에서 출발한 제목처럼 혼자서는 보잘것없어 보이는 존재들이 모였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가족의 의미를 묵직하게 그려낸다. 여중생 사망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몰린 딸을 둘러싸고 흩어졌던 가족이 다시 연결되는 과정이 사건극의 외형 속에 가족 서사로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버스 차고지에서 핸드폰 화면을 스크롤하다가 멈춘 건 영화 포스터 때문이었습니다. '비광'이라는 두 글자가 눈에 박혔습니다.어릴 때 겨울이면 시골 마을 아랫목에서 어른들이 고스톱을 치곤 했는데, 담배 연기 자욱한 방에서 할아버지가 비광 패를 들고 "이거 혼자서는 쓸모가 없다니까"라며 혀를 차던 기억이 불쑥 떠올랐습니다. 예순이 넘은 ..

영화 2026. 9. 16. 23:28
[경주기행] 평범한 복수자가 열어낸 상실의 기행

김미조 감독, 이정은·공효진·박소담 주연의 2026년 범죄 드라마. 수학여행 중 돌아오지 못한 막내 '경주'의 생일에 나머지 모녀가 복수를 품고 경주로 향하는 이야기로, 살벌함과 뭉클함이 공존하는 블랙코미디 복수극이다.버스 회사 동료 한 명이 쉬는 시간에 핸드폰 화면을 보여주면서 "이거 영화 포스터인데, 트렁크에 사람이 들어 있는 거 맞죠?" 하고 물었습니다. 그 한마디에 손이 멈췄습니다. 포스터 속에는 낡은 봉고차 앞에 선 세 여자가 있었고, 그 표정이 단호하다 못해 처연했습니다. 씩씩하지도 않고, 겁에 질려 있지도 않은 그 묘한 얼굴이 궁금해서 며칠 뒤 상영관을 찾았습니다. 그것이 〈경주기행〉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평범한 복수자들의 봉고차 여정이 영화의 모녀는 능력 있는 복수자가 아닙니다. 차 안으로..

영화 2026. 9. 15. 10:38
[옵세션(2026)] 소원이 만든 집착 끊어낸 자유의지

카레 바커 감독, 마이클 존스턴·인디 네버레티 주연의 2026년 공포·로맨스 영화. 초자연적 장난감으로 빈 소원이 병적 집착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담았으며, 로튼 토마토 94%·전 세계 5억 달러 흥행을 기록한 작품이다.오늘 새벽 5시 20분, 헬스장 러닝머신 위에서 《옵세션(2026)》 예고편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어제 퇴근 후 혼자 본 영화인데, 1시간 넘게 달리는 동안 장면 하나가 계속 머릿속에서 재생됐습니다. 니키가 베어의 집 앞 골목에 서서 그를 바라보는 눈빛, 따뜻한데 왜 무서운지 설명이 안 되는 그 장면이었습니다.소원 하나가 공포의 씨앗이 된 이유음반 매장 직원 베어가 '원 위시 윌로우'라는 장난감에 친구 니키를 향한 소원을 빕니다. 단순한 설정입니다. 그런데 영화는 그 단순함을 절대 가볍게 ..

영화 2026. 9. 14. 16:29
[오디세이] 지친 눈빛이 헤쳐온 귀환의 무게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고, 맷 데이먼·앤 해서웨이·톰 홀랜드가 출연한 2026년 서사 액션 판타지 영화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원전으로 트로이 전쟁 이후 오디세우스의 험난한 귀향을 그린다. 신화적 스펙터클 위에 인간의 선택과 실수라는 보편적 주제를 얹어 한국에서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작은아들이 주말 저녁 거실에서 예고편을 보다가 불쑥 물었습니다. "아빠, 맷 데이먼이 왕 역할이에요? 어울려요?" 저는 잠깐 생각하다가 답했습니다. "왕보다는 집에 돌아가고 싶은 아저씨에 더 가깝던데." 그 한마디가 오히려 영화를 정확하게 요약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더 보고 싶어 졌습니다.맷 데이먼이 담아낸 생존자의 눈영화에서 가장 오래 남은 장면은 화려한 괴물 전투가 아니었습니다. 오디세우스가 폭..

영화 2026. 9. 13. 15:21
[호컴] 봉인된 문 앞에서 귀를 막아야 할 공포

다미안 맥카시 감독, 아담 스콧 주연의 2025년 아일랜드 배경 밀실 공포 영화로, 절대 열어선 안 된다는 호텔 객실의 봉인된 문을 중심으로 상실과 애도, 금기된 진실을 탐구한다. 시각보다 청각에 집중한 사운드 연출이 특징이며, 로튼 토마토 신선도 90%를 기록하며 2026년 상반기 공포 영화로 주목받았다.2004년 가을, 산동성 청도에서 첫겨울을 혼자 보내던 기억이 불쑥 떠올랐다.회사 숙소 아파트 복도 끝에서 정체 모를 소리가 들려오는 밤이면, 문을 이중으로 잠그고 이불을 덮은 채 누워 있었다. 무엇인지 몰라서 무서웠다. 그때의 그 감각이 〈호컴〉을 보는 내내 등줄기 어딘가에 되살아났다.이성이 무너지기 전 몸이 먼저 아는 것아담 스콧이 연기하는 주인공 옮은 베스트셀러 작가다. 세상을 언어와 논리로 구조..

영화 2026. 9. 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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