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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어머니의 죽음 ,우리가 함께 , 애도가 삶을 다시 열어준다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너무 어렵다"는 인상만 남았습니다. 대사도 없고, 설명도 없고, 화면은 한참을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새벽 네 시 반에 첫차를 몰고 나가면서 갑자기 그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텅 빈 도로, 아무도 없는 루브르의 복도, 그리고 그 안에서 혼자 서 있는 이강생의 뒷모습. 그제야 알았습니다. 이 영화는 설명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담아두고 있다는 것을."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나는 멈췄다"어머니의 죽음"이라는 말은, 어떤 언어로도 충분히 담기지 않습니다. 차이밍량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든 직접적인 계기가 바로 어머니의 죽음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저는 다시 처음 장면으로 돌아갔습니다...

영화 2026. 6. 12. 21:50
[레드 노티스] 영화 리뷰-배신의 연속 속에서도 빛난 세 배우의 케미

서울 새벽 거리를 수백 명의 승객과 함께 달린 뒤 집에 돌아오면, 머리를 비우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그날 넷플릭스에서 선택한 영화가 바로 《레드 노티스》였습니다. 화려한 액션과 끊임없는 반전, 그리고 세 배우의 뛰어난 호흡이 피로를 잊게 만들었습니다.반전과 케미, 이 영화가 90%의 관객을 사로잡은 이유《레드 노티스》는 인터폴의 최고 수배 등급을 뜻하는 '레드 노티스'를 소재로 한 글로벌 액션 코미디입니다. FBI 프로파일러인 존 하틀리는 전설적인 미술품 도둑 놀런 부스를 쫓다가 오히려 누명을 쓰고 레드 노티스 수배자가 됩니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이지만, 바로 이 설정이 영화 전체를 끌어가는 핵심 동력입니다. 두 사람은 진짜 범인인 비숍을 잡기 위해 손을 잡고, 클레오파트라의 황금 알 세 개를 둘러싼 추..

영화 2026. 6. 7. 07:33
[영화 캐리온 리뷰] 공항 검색대, 그 밀폐된 공간에서 마주한 생존의 무게

2004년부터 7년간 중국 주재원으로 일하면서 공항 보안 검색대를 수십 번 통과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줄 서서 가방 올리고 벨트 풀고 통과하면 그만이었습니다. 그 검색대 직원이 어떤 마음으로 거기 서 있는지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뒤늦게 미안해졌습니다.공항이라는 무대가 만들어내는 밀폐감《캐리온》은 크리스마스이브의 LA 국제공항(LAX)을 배경으로 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날, 수십만 명이 귀향을 위해 몰려드는 공간. 영화는 이 혼잡함을 단순한 배경으로 쓰지 않습니다. 자우메 콜렛세라 감독은 공항이라는 공간의 특수성, 즉 들어가면 마음대로 나올 수 없고, 모든 이동이 감시되며, 예외 없이 검색을 받아야 하는 그 통제된 구조 자체를 압박 도구로 씁니다.TSA는..

영화 2026. 6. 6. 17:28
[신의악단] 실화가 만들어낸 무게감, 찬양, 북한 체제

《신의악단》(2025)은 김형협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로, 대북제재로 자금줄이 막힌 북한 보위부가 국제사회의 2억 달러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가짜 기독교 찬양단을 만들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7번 방의 선물》 각본진 출신 김황성 작가가 각본을 맡았고, 박시후의 복귀작으로도 화제를 모은 110분 분량의 작품입니다.버스 핸들을 잡고 퇴근하던 날, 배우자가 "이 영화 꼭 봐야 해"라며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영화관을 나서고 나서 한참 동안 둘 다 말이 없었습니다. 그 침묵이 이 영화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리뷰 같습니다.실화가 만들어낸 무게감《신의악단》은 단순한 북한 소재 코미디가 아닙니다. 대북제재(對北制裁)로 외화 수입이 완전히 막힌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2억 달러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영화 2026. 6. 3. 07:15
[열여덟 청춘] 열 여덟이 묻는다, 당신은 괜찮냐고 (존재, 공감, 탈출)

​《열여덟 청춘》(2026)은 어일선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로, 박수현 작가의 소설 『열여덟 너의 존재감』을 원작으로 합니다. 규칙보다 존재를 먼저 보는 신임 교사 희주(전소민)와 아프리카로 떠날 꿈을 품은 학생 순정(김도연)의 이야기를 101분에 담았으며, 2026년 3월 25일 개봉해 전국 고등학교 단체 관람으로 이어졌습니다.​규칙보다 사람을 먼저 본다는 것,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예순 하나 먹은 버스 기사입니다. 매일 핸들을 잡고 수백 명을 태우고 내리다 보면 교복 입은 아이들이 꼭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걸 봅니다. 이어폰 꽂고, 아무것도 안 보이는 척하면서, 사실은 무언가를 간절히 보고 싶어 하는 눈빛. 《열여덟 청춘》을 보는 내내 그 아이들 얼굴이 겹쳐졌습니다. 이 영화가..

영화 2026. 6. 2. 07:35
[범죄 도시 4] 역대 최강 빌런·격투·카타르시스(catharsis )

《범죄도시 4》(2024)는 허명행 감독이 연출한 시리즈 네 번째 작품으로, 특수부대 용병 출신 빌런 백창기(김무열)에 맞선 마석도(마동석)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2015년 태국 파타야 살인 사건과 불법 온라인 도박 조직 사건을 모티브로 한 109분 분량의 범죄 액션물입니다.범죄도시 시리즈는 1편부터 극장에서 빠짐없이 봤습니다. 편의점 야식을 챙겨 들어간 적도 있고,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심야 상영을 찾은 적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에게 범죄도시는 그냥 영화가 아니라 하루를 마무리하는 방식에 가깝습니다. 4편도 당연히 개봉 첫 주에 봤습니다.역대 최강 빌런, 백창기의 완성도특수부대 용병 출신이라는 설정 하나가 이 영화를 1~3편과 전혀 다른 긴장감으로 끌어올립니다. 백창기(김무열)는 단순히 힘이..

영화 2026. 6. 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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