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레이디스 퍼스트 리뷰] 한계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2004년 중국에 처음 내려던 날 밤, 저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언어도, 사람도, 익숙한 것 하나 없는 낯선 도시에서 '버텨내면 달라지겠다'는 생각 하나로 핸들을 잡았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도 저는 새벽 서울 도로 위에서 핸들을 잡고 있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레이디스 퍼스트》는 장애를 극복한 인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메달리스트 디파 말리크의 실화를 담은 작품입니다.한계는 끝이 아니라 시작의 다른 이름이다이 영화의 주인공 디파 말리크(Deepa Malik)는 척추 종양 수술 이후 하반신 완전 마비 판정을 받습니다. 의학적으로 말하면 완전 척수 손상(Complete Spinal Cord Injury), 즉 손상 부위 이하의 운동·감각 기능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기서 완전 ..

카테고리 없음 2026. 6. 15. 12:10
[퍼스트 라이드] 침묵이 전한 진심, 이방인과 희생이 남긴 울림

운전대를 잡고 침묵 속을 달리다 보면, 사람들은 묻곤 합니다. "그 시간이 외롭지 않으냐"라고. 저는 늘 잠깐 멈칫합니다. 외로운 게 아니라, 그 침묵이 때로는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언어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새벽 네 시, 서울 시내버스를 몰고 텅 빈 도로를 가로지를 때, 저는 종종 '이 도시에서 나는 얼마나 존재하고 있는가'를 생각합니다. 그 생각의 끝에서 이 영화를 만났습니다. 영화 《퍼스트 라이드(First Ride)》는 2022년 공개된 미국 단편 드라마입니다. 낯선 도시에서 살아가는 한 이민자 드라이버가 뜻밖의 승객을 만나며 침묵과 희생, 인간의 연대를 조용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퍼스트 라이드(First Ride, 2022)〉는 미국 LA를 배경으로 한 단편 드라마로, 이름도 배경도 거의 ..

카테고리 없음 2026. 6. 15. 10:42
[더무비 퍼스트 라이드 리뷰:새벽 운전대 위에서 만난 고독, 그 침묵은 무엇을 말했나

영화 《퍼스트 라이드(First Ride)》는 2022년 공개된 미국 단편 드라마입니다.낯선 도시에서 밤을 달리는 한 이민자 드라이버가 한 소녀를 만나면서, 침묵 속에서 피어나는 연대와 희생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시동을 걸지 못했습니다. 새벽 4시, 차고지에서 버스를 몰고 나오기 전 잠깐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있는데, 그날은 그 시간이 유독 길었습니다. 수면이 네 시간도 채 안 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었고, 허리는 시트에 닿는 것만으로도 뻐근하게 울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화면에서 봤던 그 남자의 얼굴이 자꾸 운전석 유리창에 겹쳐졌습니다.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 얼굴. 그러면서도 모든 걸 짊어지고 있는 등. 저는 그게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침묵" 속에 담..

카테고리 없음 2026. 6. 15. 08:15
[여행과 나날] 낯선 땅에서 나를 만났고,그 모든 시간이 "나를 알게" 해주었다

2006년 봄이었습니다. 웨이하이 외곽 공단 지역, 회사가 마련해 준 숙소는 방 세 개짜리였고 냉장고도 있었습니다. 넓었습니다. 근데 그게 문제였습니다. 넓은 방에 혼자 있으면 소리가 더 크게 들립니다.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 복도에서 들려오는 낯선 언어,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침묵. 그때 저는 고독인지 자유인지를 한참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퇴근 후 아무 방향으로나 걸어 들어갔던 골목들이 익숙해질수록 오히려 더 낯설게 느껴졌고, 장날 시장 한복판에서 손짓 발짓으로 음식을 사 먹으면서도 저는 분명히 거기 있었지만 거기에 속하지는 않았습니다그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여행과 나날》(旅のおわり世界のはじまり, 2019)을 보는 내내 가슴 한쪽이 계속 당겼습니다. 영화는 2019년 칸국제영화..

카테고리 없음 2026. 6. 15. 06:30
[가여운것들] 벨라 의 선택은,해방인가 새 굴레인가, 자유의 역설

2004년 가을, 저는 처음 중국 땅을 밟았습니다. 20년 넘게 다닌 회사가 저를 낯선 곳으로 밀어 넣었을 때, 저는 언어도 문화도 모르는 채 매일 밤 혼자 밥을 먹었습니다. 그 기억 때문인지, 〈가여운 것들〉을 보는 내내 저는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벨라의 선택은 진정한 자율성인가영화는 죽은 여성의 뇌에 태아의 뇌를 이식한 벨라 박스터(엠마 스톤)가 세상을 처음 배워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아이의 인지로 어른의 몸을 갖고 살아갑니다. 걷는 것도, 먹는 것도, 말하는 것도 서툴지만 거침이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갓윈 박스터(윌렘 대포)라는 보호자의 울타리를 스스로 걷어차고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던컨 웨더번(마크 러팔로)이라는 남자를 따라 유럽을 떠돌며 욕망과 지식과 고통을 몸으로..

카테고리 없음 2026. 6. 14. 20:20
[크리드] 아버지의 유산을 넘어 나를 증명하는 순간

버스 야간 운행을 마치고 새벽 두 시가 넘어 소파에 쓰러지듯 앉았던 날, 피곤함도 잊은 채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한 영화가 있습니다. 2015년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크리드》입니다. 록키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스핀오프이지만, 이 영화는 권투보다 훨씬 더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물려받은 사람은 과연 자기 자신일 수 있는가.유산과 자아의 충돌아폴로 크리드의 아들 아도니스는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그럼에도, 아니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는 평생 아버지의 그림자 안에서 살아왔습니다. 명문 체육관의 문은 그 이름 덕분에 열렸고, 좋은 교육과 환경도 그 이름이 보장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아도니스는 그 모든 것을 걷어찹니다. 필라델피아로 건너가 록키를 찾아가는 장면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

카테고리 없음 2026. 6. 14. 18:21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32 다음
이전 다음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티스토리툴바

운영자 : 어성초
제작 : 아로스
Copyrights © 2022 All Rights Reserved by (주)아백.

※ 해당 웹사이트는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금융 상품 판매 및 중개의 목적이 아닌 정보만 전달합니다. 또한, 어떠한 지적재산권 또한 침해하지 않고 있음을 명시합니다. 조회, 신청 및 다운로드와 같은 편의 서비스에 관한 내용은 관련 처리기관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