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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행 (군체)] 집단주의의 공포,두 극점의 연기,사회적 메시지

2016년 부산행을 처음 봤을 때, 저는 퇴근 후 혼자 극장에 들어갔다가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나왔습니다. KTX 열차라는 밀폐 공간, 그 안에서 사람이 사람을 밀쳐내는 장면들. 버스를 모는 저로서는 그 공포가 남들보다 조금 더 피부에 닿았습니다. 그로부터 10년, 연상호 감독이 다시 같은 장르로 돌아왔습니다. 제목은 《군체》(Colony, 2026).진화한 감염자, 집단주의의 공포군체(Colony)라는 제목에서 이미 감독의 의도가 읽힙니다. 군체란 개미나 벌처럼 개체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도 전체가 하나의 생명체처럼 움직이는 집합 단위를 뜻합니다. 이 영화의 감염자들은 그냥 뛰어다니는 좀비가 아닙니다.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개체들이 모여 개별 능력을 넘어서는 판단력을..

카테고리 없음 2026. 6. 4. 06:33
[보이(BOY)] 디스토피아 배경이 낯설지 않았던 ,사랑이,감각적밀도

서울 시내를 하루 종일 달리다 보면 화려한 거리 뒤편에 어둡고 좁은 골목이 반드시 있다는 것을 압니다. 저는 버스 기사로 일하면서 그 골목 안의 삶을 매일 스쳐 지납니다. 영화 보이(BOY)는 바로 그 골목의 끝,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하는 이야기였습니다.디스토피아 배경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네온-누아르(Neon-Noir)란 형광빛 조명과 범죄·폭력이 공존하는 장르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화려한 불빛 아래 가장 어두운 인간 군상을 담아내는 방식입니다. 보이의 무대인 '포구 시 텍사스 온천'은 사회에서 밀려난 불법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디스토피아적(Dystopian, 현실보다 더 나빠진 미래 사회를 묘사한) 공간입니다. 처음 설정을 접했을 때 영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저..

카테고리 없음 2026. 6. 3. 10:05
[신의악단] 실화가 만들어낸 무게감, 찬양, 북한 체제

버스 핸들을 잡고 퇴근하던 날, 배우자가 "이 영화 꼭 봐야 해"라며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영화관을 나서고 나서 한참 동안 둘 다 말이 없었습니다. 그 침묵이 이 영화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리뷰 같습니다.실화가 만들어낸 무게감《신의악단》은 단순한 북한 소재 코미디가 아닙니다. 대북제재(對北制裁,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경제·외교적으로 압박하는 조치)로 외화 수입이 완전히 막힌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2억 달러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보위부(保衛部, 북한의 정치 경찰 조직으로 주민 감시와 체제 유지를 담당하는 기관) 주도로 가짜 기독교 찬양단을 만든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사실 처음 줄거리를 들었을 때는 "설마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카테고리 없음 2026. 6. 3. 07:15
[베테랑 2] 연쇄 살인이라는 장치,세대 간 긴장,정의라는 단어의 무게

영화가 끝나면 정의가 실현됩니다. 현실도 그럴까요?추석 연휴, 저는 아들 둘을 데리고 극장에 앉았습니다. 시내버스를 오래 몰다 보면 세상 돌아가는 게 눈에 잡힙니다. 취객, 시비꾼, 몸 불편한 어르신, 말 한마디 없이 승차하는 청년들. 저는 그 모든 사람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게 일입니다. 참는 것도 직업의 일부입니다. 그런 제가 스크린 앞에서 처음으로 주먹을 쥐었습니다. 서도철 형사가 악인의 멱살을 잡는 순간, 저는 그 손이 제 손인 것처럼 느꼈습니다.영화는 어디서 시작하는가 - 연쇄살인이라는 장치2024년 9월 13일 개봉한 베테랑 2는 류승완 감독이 9년 만에 다시 소환한 서도철(황정민)의 이야기입니다. 2015년 전작이 재벌 2세의 갑질과 권력형 비리를 정면으로 겨냥했다면, 이번엔 연쇄살인범이라..

카테고리 없음 2026. 6. 2. 16:38
[클라이맥스]궁지에 몰린 자의 민낯 (욕망, 생존, 선택)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진지하게 볼 생각이 없었습니다. 쉬는 날 오후, 버스 핸들을 내려놓고 디즈니플러스를 켠 건 순전히 심심해서였습니다. 그런데 1회가 끝나고 2회 재생 버튼을 누르는 제 손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방태섭이라는 인물 — 공장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뒷배경(빽) 하나 없이 검사 배지를 달아낸 남자 ,이 화면 속에서 걸어 나와 저 옆에 앉은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까요. 저도 중국 주재원 시절 8년을 버티면서 '배경 없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남는가'를 몸으로 배웠습니다. 그 시절 기억이 훅 치고 들어오는 바람에, 채널을 돌릴 기회를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욕망 - 두려움이 포장을 바꿔 입은 이름ENA 월화드라마 《클라이맥스》는 2026년 3월 16일 첫 방송 이후 1회 시청률 2.9..

카테고리 없음 2026. 6. 2. 10:09
[열여덟 청춘] 열 여덟이 묻는다, 당신은 괜찮냐고 (존재, 공감, 탈출)

규칙보다 사람을 먼저 본다는 것,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예순 하나 먹은 버스 기사입니다. 매일 핸들을 잡고 수백 명을 태우고 내리다 보면 교복 입은 아이들이 꼭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걸 봅니다. 이어폰 꽂고, 아무것도 안 보이는 척하면서, 사실은 무언가를 간절히 보고 싶어 하는 눈빛. 《열여덟 청춘》을 보는 내내 그 아이들 얼굴이 겹쳐졌습니다. 이 영화가 저한테 말을 걸어온 건 그래서였습니다. "당신의 열여덟은 어땠냐"라고.존재 - 인정받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오래 그걸 기억하는지존재 인정(Validation), 쉽게 말하면 "네가 거기 있다는 걸 내가 안다"는 신호입니다. 심리상담 공부를 하면서 저는 이게 생존 본능만큼이나 근본적인 욕구라는 걸 배웠습니다. 인간은 규칙을 어겼을..

카테고리 없음 2026. 6. 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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