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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절제된 눈빛, 카메라의 선택, 진짜 힘의 출처

영화를 보게 된 건 순전히 교회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주일 예배가 끝나고 목사님이 광고 시간에 짧게 언급하셨습니다. "기독교 영화인데, 액션도 있고 젊은 분들도 좋아할 것 같아요." 기독교 영화라고 하면 자칫 설교처럼 무거워지거나, 반대로 너무 가볍게 미화되는 경우를 몇 번 봐온 터라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학원 액션'이라는 단어가 제 안의 어떤 본능을 건드렸습니다. 고등학교 때 탁구부 대표로 뛰면서 몸으로 부딪히는 삶을 살았고, 지금도 매일 아침 회사 헬스장에서 러닝과 턱걸이를 이어가는 사람이라 그런지, 몸으로 싸우는 이야기에는 눈이 먼저 갑니다. 결국 버스 비번 날 오후, 혼자 극장을 찾았습니다.눈빛 하나로 인물의 무게를 설득한 배우들의 연기최지온 감독이 직접 연기한 격투기 마스터 '유신'..

카테고리 없음 2026. 6. 22. 09:35
[815사수작전] 꺼져가는 눈빛, 명당 집착, 버티는 삶

버스 종점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든 건 손님이 뜸한 틈을 타서였습니다. 10분 남짓한 짬에 새 영화 목록을 훑다가 "815 사수작전"이라는 제목에 눈이 멈췄습니다. 광복절에 맞춰 나온 영화라길래 독립운동 소재인 줄 알았는데, 도서관 좌석 번호 '815'를 사수하려는 공시생들의 이야기라는 걸 알고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74분짜리 짧은 영화라 퇴근 후 부담 없이 보기 좋겠다 싶어서 틀었습니다. 그런데 보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웃긴데 짠했고, 어느 순간부터 스크린 속 경석이 아니라 제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웃음 속에 감춰진 꺼져가는 눈빛 - 배우들의 절박한 연기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김인권 배우의 눈을 주목했습니다. 코미디 영화에서 흔히 기대하는 과장된 몸개그나 큰 소리 대신, 그는 정반..

카테고리 없음 2026. 6. 22. 07:31
[언더커버데디] 위장 근무하는 아빠, 아이시선, 코미디

새벽 4시 반, 차고지에서 버스 시동을 걸며 저는 종종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사람인가. 버스기사, 가장, 아빠, 남편, 아직 꿈을 버리지 못한 60대 남자. 살아오면서 불려 온 이름이 열 개가 넘습니다. 그리고 이름마다 저는 매번 다른 사람처럼 살아야 했습니다. '언더커버데디'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멈칫한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위장하는 아빠. 어쩐지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위장 근무하는 아빠, 그 눈빛이 모든 걸 들켰다이 영화에서 가장 강렬하게 남은 것은 주인공의 "들키는 눈빛"입니다. 단단한 요원이어야 하는 장면에서도, 아이가 위험에 처하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마다 그의 눈에는 0.5초도 안 되는 찰나에 뭔가 흔들리는 빛이 지나갑니다. 그 흔들림이 이 영화 전체의 정서를 지탱..

카테고리 없음 2026. 6. 22. 05:27
[고당도] 절박함이 만든 가짜 장례식장, 희비극, 감독의 연출법

버스 운행을 마치고 들어와 유튜브를 뒤적이다 예고편을 봤습니다. 뇌사 상태의 아버지를 두고 가짜 장례식을 치른다는 설정이 어이없으면서도 묘하게 눈길을 잡았고, 그게 전부였습니다. 88분짜리 짧은 영화였지만 보는 내내 가슴이 꽤 무거웠습니다.절박함이 만든 가짜 장례식장 안으로선영(강말금)은 간호사입니다. 자기가 근무하는 병원에 뇌사 상태의 아버지를 입원시켜 직접 돌봅니다. 의절했던 남동생 일회(봉태규)는 사채업자에게 쫓기면서도 아들 의대 등록금 걱정을 먼저 합니다. 효연(장리우)이 실수로 부고 문자를 보내면서 거짓말의 눈덩이가 굴러가기 시작합니다. 부유한 고모가 장례식에 오면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 빚을 갚을 수 있다는 기대. 두 남매는 "아주 조금 이른 장례식"을 치르기로 합니다.줄거리만 보면..

카테고리 없음 2026. 6. 21. 12:05
[굿 포츈] 천사도 못 구한 N잡러의 현실, 감정의 정체, 블랙 코미디

새벽 첫차를 몰고 나가다 보면, 아직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피곤한 얼굴로 핸드폰을 들여다보거나,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버스에 오르는 분들. 저는 그 얼굴들을 매일 바라보며 운전대를 잡습니다. 《굿 포츈》을 보고 나서, 그 새벽 얼굴들이 다시 떠올랐습니다.천사도 못 구한 N잡러의 현실영화 속 아지(아지즈 안사리)는 N잡러입니다. 몇 개의 일을 동시에 뛰면서도 차 안에서 노숙하는 삶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천사 가브리엘(키아누 리브스)은 그런 아지를 돕기 위해 금수저 벤처 투자자 제프(세스 로건)와 삶을 통째로 맞바꿔줍니다. 선한 의도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엉망이 됩니다. 환경이 바뀌었는데도 두 사람 모두 불행합니다. 가브리엘은 결국 날개를 반납하고 인간으로 강등당..

카테고리 없음 2026. 6. 21. 09:09
[1967 그리즐리어택] 선택만 남았다,두려움을 몸으로 말하다,나라면?

늦은 저녁 버스 운행을 마치고 소파에 앉아 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제목에 눈이 딱 걸렸습니다. "1967 그리즐리 어택." 1967년이면 제가 태어난 지 두 해 되던 해라, 그 숫자가 왠지 모르게 친근하게 느껴져서 그냥 틀어버렸습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동물 공포물이겠거니 했는데, 영화가 끝날 즈음에는 소파에 등을 붙이지 못하고 몸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통신이 끊기고, 선택만 남았다1967년 8월 12일, 몬태나주 글레이셔 국립공원(미국 북서부 록키산맥에 위치한 방대한 자연보호구역)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불과 9마일 떨어진 두 지점에서 같은 날 밤, 두 건의 치명적인 회색곰 공격이 동시에 발생했습니다. 로이는 그리즐리(북미 회색곰의 학명은 Ursus arc..

카테고리 없음 2026. 6. 2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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