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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버 (Shiver)] 공동체는 배제로 경계를 긋는다, 괴물로, 폭력이 된다

2004년 중국 산동성 청도에 처음 발을 디딘 날,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의심받고 있었습니다.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잠깐씩 대화가 끊겼고, 저는 그 침묵의 무게를 온몸으로 받아냈습니다. 2008년 스페인 공포영화 를 보며 그 감각이 다시 올라왔습니다. 이 영화는 괴물이 어디서 오는가를 묻는 게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괴물로 만드는 가를 묻습니다.공동체는 배제로 경계를 긋는다주인공 사우는 빛에 극도로 예민한 소년입니다. 햇빛이 피부에 닿으면 타들어 가듯 고통받는 그는 어머니와 함께 햇볕이 덜 드는 스페인 산골 마을로 이사를 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마을 아이들은 사우를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거리를 둡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서도, 나쁜 짓을 해서도 아닙니다. 그냥..

카테고리 없음 2026. 6. 19. 08:43
[프리랜서] 자유롭다는 말 뒤에,불안을 들키지 않으려는,연대가 되는 순간

버스 핸들을 잡으면서 영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정확히는 영화가 아니라, 오늘 버스에 탔다 내린 사람들 생각이다. 젊은 여자가 이어폰을 꽂고 창밖을 보는 표정, 점심시간도 아닌데 혼자 도시락 봉투를 들고 탄 30대 남자, 누군가에게 카카오톡을 보내다가 잠깐 멈추는 얼굴. 나는 그 얼굴들을 뒤통수로 느끼면서 운전한다. 손수현 감독의 독립영화 「프리랜서」(2024)를 처음 접하게 된 건, 그런 얼굴들을 오래 보아 온 내가 이 영화의 제목에서 뭔가를 직감했기 때문이었다.자유롭다는 말 뒤에 숨겨진 삶의 무게이 영화는 단편이다. 러닝타임(상영 시간)이 짧다. 그런데 짧다는 게 얕다는 뜻은 아니다. 연수와 현지, 두 여자가 술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연수는 현지의 대범한 삶이 걱정되고, 현지는 연수의 경제 ..

카테고리 없음 2026. 6. 19. 07:39
[중간계] 두 남자의 눈빛이 말하는 것,투박함 속에 담긴,중간계 를 떠올리다

주말 오전, 버스 차고지 동료 기사가 스마트폰으로 보던 예고편에 눈이 갔습니다. "강윤성 감독이야, 범죄도시 느낌 난다"는 말 한마디에 귀가 솔깃했고, 다음 날 일찍 혼자 극장을 찾았습니다. 요즘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해결하다 보니 주말 아침에 이런 여유가 생겼습니다.변요한과 김강우, 두 남자의 눈빛이 말하는 것변요한이 연기한 이장원은 차갑고 계산적인 국정원 요원입니다. 그런데 〈중간계〉에서 그가 보여준 것은 그 냉철함이 무너지는 찰나였습니다. 중간계라는 낯선 공간에 던져진 순간,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리고 턱 근육이 살짝 굳는 그 표현 대사 한 마디보다 훨씬 많은 것을 전달했습니다.저는 매일 버스를 운전하면서 수백 명의 눈빛을 관찰합니다. 환승 정류장에서 버스를 놓치고 멍하니 서 있는 사람, 출근길에 문이..

카테고리 없음 2026. 6. 19. 06:35
〈가능한 사랑〉 이창동이라는 이름 앞에서, 제게 말을 거는 방식,가능한 사랑

새벽 4시 반, 버스 차고지에서 출발 준비를 하며 습관처럼 핸드폰 스크롤을 내리다가 그 제목이 눈에 걸렸습니다. 〈가능한 사랑〉. 딱 네 글자인데 이상하게 오래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사랑'이 아니라 '가능한 사랑'이라는 데 뭔가가 있다 싶었어요. 사랑 앞에 '가능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는 건, 그게 늘 자연스럽거나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뜻 아니겠습니까. 어떤 조건 속에서, 어떤 상처를 지나서, 어떤 시간을 버텨낸 뒤에야 겨우 가능해지는 사랑. 저는 그 말이 제 이야기 같아서 한동안 핸드폰을 내려놓지 못했습니다.이창동이라는 이름 앞에서 멈추게 되는 이유저는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 아닙니다. 버스 운전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허리 디스크 때문에 자리에 앉는 것조차 버거운 날이 많으니까요. 보험 투잡까지..

카테고리 없음 2026. 6. 18. 13:23
[디아블로]말 없는 눈빛이,광야를 카메라에 담아, 사람을 끝까지 움직인다

북한산 등산을 마치고 온몸이 땀으로 젖은 채 집에 들어와 씻고 나서 무심코 켜든 스마트폰에서 이 영화를 발견했습니다. 《디아블로(Diablo, 2025)》. 스콧 앳킨스라는 이름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액션 하나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배우라는 것을. 91분짜리 콜롬비아 배경 하드코어 리벤지 액션이라는 소개에 별 기대 없이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세를 고쳐 앉게 만들더군요. 화려한 격투보다 첫 장면의 표정 하나가 저를 붙잡았습니다.말 없는 눈빛이 대사보다 무겁게 박힌다스콧 앳킨스가 연기하는 크리스 채니(Chris Chaney)는 말이 극도로 적은 사람입니다. 15년을 교도소에서 보내고 출소하는 그 첫 장면, 감옥 문이 열리는 순간 그의 얼굴에는 자유의 기쁨이 없습니다. 억울함도, 분노..

카테고리 없음 2026. 6. 18. 11:28
[헝거게임: 수확의 일출]국가의 통제는 어떻게 공포를 설계하는가, 저항, 인간성

새벽 4시, 차고지에서 혼자 버스를 점검합니다. 엔진 소리 확인하고, 타이어 돌아보고, 핸들 잡아보는 그 시간이 저는 좋습니다.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헝거게임: 수확의 일출》이 다루는 헤이미치의 이야기를 처음 읽었을 때, 저는 그 차고지의 고독이 떠올랐습니다. 살아남은 자의 침묵이 어떤 무게인지, 저는 조금 압니다.국가의 통제는 어떻게 공포를 설계하는가2026년 개봉 예정인 《헝거게임: 수확의 일출》은 시리즈 세 번째 프리퀄로, 제50회 쿼터 퀄(Quarter Quell) — 즉 25년마다 열리는 특별 규정 헝거게임 — 에 참가한 청년 헤이미치 애버나시의 이야기를 따라갑니다. 수잔 콜린스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하며, 《캐칭 파이어》와 《모킹제이》를 연출한 프랜시스 로렌스..

카테고리 없음 2026. 6. 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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