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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러의 보디가드2

    패트릭 휴스 감독이 연출한 '킬러의 보디가드' 시리즈는 서로 죽이려 했던 킬러와 보디가드가 억지로 한 팀이 되면서 벌어지는 액션 코미디다. 라이언 레이놀즈와 새뮤얼 L. 잭슨이 주연을 맡아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쥐어짜는 이 시리즈의 핵심은, 신뢰란 말로 쌓이는 게 아니라 총알이 날아오는 순간 비로소 증명된다는 단순하고도 묵직한 진실이다.

    매일 새벽 5시 40분에 회사 헬스장에서 러닝머신 위에 올라서면 처음 10분은 아무 생각이 없다. 발소리와 심장 소리만 들린다. 그런데 어느 날 러닝 중에 이어폰으로 틀어둔 '킬러의 보디가드 1편' OST가 흘러나오더니, 문득 지난 주말 아내와 소파에서 봤던 그 장면이 떠올랐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새뮤얼 잭슨을 보호하면서도 속으로는 "이 인간 진짜 왜 이래"라고 중얼거리던 그 표정. 그걸 보며 피식 웃었던 아내 얼굴도 같이 떠올랐다.

    3편은 아직 공식 발표가 없다. 하지만 1편과 2편을 잇는 이 시리즈 자체가 이미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품고 있어서, 그 두 편을 관통하는 핵심만으로도 쓸 이야기가 충분하다.

    억지로 묶인 두 사람이 진짜 팀이 되는 순간

    이 시리즈에서 가장 흥미로운 설정은 두 주인공이 '자발적으로 협력한 것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브라이스는 킨케이드를 지켜야 하고, 킨케이드는 브라이스에게 보호받는 게 자존심 상한다. 상황이 억지로 이 둘을 붙여놓은 것뿐이다. 그런데 영화가 절반쯤 지나면서 무언가 달라진다. 총알이 날아오는 순간, 둘 중 하나가 반사적으로 상대를 감싼다. 대화도 없이, 계획도 없이.

    그 장면에서 관객은 비로소 "아, 이 둘이 파트너가 됐구나"라고 느낀다. 선언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 그게 이 시리즈 연출의 핵심이다.

    저는 버스를 6년째 몰면서 비슷한 경험을 매일 한다. 손님과 기사는 철저히 남이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 운행 중에 갑자기 한 할머니가 계단에서 발이 미끄러졌다. 핸들을 잡고 있었지만 왼쪽 팔이 먼저 뻗어 나갔다. 할머니를 잡았다. 그 후 할머니는 내릴 때 "오늘 덕분에 안 죽었어요"라고 했다. 주고받은 말이라곤 그게 전부였다. 신뢰는 선언이 아니라 그 반사 행동 하나에 담겨 있다는 걸, 그날 다시 확인했다.

    영화 속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서로를 어떻게 봤는지 기억하는가? 킨케이드는 브라이스를 "미지근한 녀석"이라 했고, 브라이스는 킨케이드를 "통제 불능"이라 했다. 그런데 결국 서로의 단점이 상대방의 빈틈을 채운다. 정반대의 두 사람이 팀이 되는 이야기는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영화는 그 과정을 말로 설명하지 않고 행동으로만 쌓아간다는 점에서 다르다.

    독자분들은 이런 경험이 있는가? 처음에 마음이 맞지 않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된 적이.

    총구 앞에서 드러나는 각자의 방식과 연기

    라이언 레이놀즈의 연기는 절제 위에 세워져 있다.

    그는 과장하지 않는다. 위기 상황에서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이건 아닌데"라는 눈빛을 보낼 때, 관객은 웃음과 동정을 동시에 느낀다. 한때 트리플 A 등급이었지만 지금은 삼류 경호원으로 추락한 브라이스라는 캐릭터를, 레이놀즈는 자기 연민 없이 연기한다. "나 이 정도 됩니다"라는 허세와 "사실 나 좀 힘들어요"라는 현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연기가 이 영화를 단순한 코미디 이상으로 만든다.

    새뮤얼 L. 잭슨은 정반대 방향으로 폭발한다. 그의 몸짓은 거침없고, 욕설조차 리듬이 있으며, 목소리 하나로 공간을 가득 채운다. 그런데 아내 소니아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그 거대한 에너지가 한순간 잦아든다. 눈빛이 조용해지고, 목소리에서 날이 빠진다. 그 전환을 잭슨은 대사 한 마디 없이 표정만으로 처리한다.

    저는 2013년 중국에서 MRO 사업을 시작했을 때 비슷한 이중성을 살아야 했다. 거래처 사장 앞에서는 자신감 있게 웃어야 했고, 밤에 혼자 숙소로 돌아오면 통장을 열어보며 조용히 식은땀을 닦았다. 낮의 나와 밤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킨케이드가 총을 든 채로도 아내 이름을 부를 때 눈빛이 달라지는 그 장면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가 거기 있었다.

    게리 올드만이 연기하는 악당 두코비치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가만히 앉아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도 공포를 만들어낸다. 화려한 액션 코미디 속에서 올드만의 정적인 연기가 오히려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 건 그 때문이다.

    배우 세 명이 서로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연기하면서, 영화 전체의 온도가 고르게 유지된다. 이게 이 시리즈가 단순한 오락영화를 넘어서는 지점이다.

    믿을 수 없는 파트너십이 남긴 진짜 질문

    2편에서 브라이스의 파트너는 킨케이드에서 그의 아내 소니아(살마 아예크)로 바뀐다.

    셀마 헤이엑은 거칠고, 예측 불가능하며, 브라이스의 통제를 완전히 벗어난다. 2편이 1편보다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 건 중후반부에서 이 관계의 긴장감이 다소 늘어지기 때문이지만, 헤이엑이 만들어내는 소니아라는 캐릭터 자체는 신선하다. 보디가드가 보호 대상에게 오히려 끌려다니는 상황 자체가, 이 시리즈가 탐구하는 '파트너십의 본질'을 다른 각도에서 보여준다.

    저는 2019년 중국에서 사업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귀국했을 때 정말 밑바닥이었다. 10년 전 사기 피해의 후유증이 남아 있던 데다 주식 리딩 피해까지 겹쳤다. 새벽 4시에 눈이 떠도 일어날 이유를 못 찾던 때가 있었다. 그때 버스 운전 일을 시작했고, 이후엔 쿠팡·배민 배달 알바도 했다. 스스로 선택한 파트너는 없었다. 상황이 나를 그 자리에 밀어 넣은 것뿐이었다.

    브라이스도 그렇다. 스스로 원해서 킨케이드 옆에 선 게 아니다. 상황이 그를 거기 세워두었다. 그런데 그 억지 자리에서 결국 가장 진짜인 무언가를 찾아낸다. 저는 그게 이 시리즈가 오래 기억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3편이 나온다면 무엇을 보여줘야 할까? 이미 두 편에서 브라이스와 킨케이드의 파트너십은 충분히 검증됐다. 3편이 의미 있으려면 단순히 액션의 규모를 키우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믿는다는 것이 상대방을 변화시키는가, 아니면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가"라는 질문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독자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시리즈가 3편으로 이어진다면, 어떤 이야기를 기대하는가?

    이 시리즈는 웃기고 싶은 사람보다, 웃으면서도 뭔가 남기고 싶은 사람에게 잘 맞는 영화다. 화려한 액션 속에 인간관계의 본질을 숨겨두는 방식이 취향에 맞는다면, 1편부터 순서대로 보는 것을 권한다. 2편은 1편과 비교해 중반 이후 다소 루즈해지는 부분이 있으니, 1편만 보고 멈춰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 관계에 지친 40·50대라면 1편
    • 가족과 함께 소파에서 편하게 보고 싶다면 2편까지
    • 액션 코미디 장르를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이 시리즈가 입문작으로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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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점 ★★★★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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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평 및 관람 포인트

    중국에서 15년을 버티다 빈손으로 돌아와 버스 핸들을 잡은 사람으로서, 이 시리즈의 '억지로 이어진 파트너십'은 유독 가깝게 느껴졌다. 선택하지 않은 자리에서 어떻게든 버티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게 진짜 자리가 된다는 것을, 브라이스가 몸으로 증명하는 영화다. 관람 시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는 두 주인공이 처음으로 서로를 '위해' 움직이는 장면 — 말이 아닌 동작 하나로 관계가 바뀌는 그 찰나를 놓치면 이 영화의 절반을 잃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