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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속아서 간 지옥섬 꺼지지 않은 불씨

류승완 감독, 황정민·소지섭·송중기·이정현 주연의 2017년 한국 액션 역사 드라마. 일제강점기 하시마섬(군함도) 탄광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의 생존과 탈출을 다룬 작품으로, 순제작비 225억 원의 대작이며 누적 관객 659만 명을 기록했다. 오락적 스펙터클과 역사적 분노를 동시에 담아낸, 보는 내내 주먹이 쥐어지는 영화입니다.저는 이 영화를 2017년 귀국 직후, 서울 시내 극장에서 혼자 봤습니다. 중국 MRO 사업을 접고 빈손으로 돌아오던 그 여름, 청도의 허름한 원룸에서 짐을 싸던 저에게 한국 지인이 위챗으로 한 마디를 보내왔습니다. "이 영화 꼭 봐라, 네 상황이랑 묘하게 겹친다." 그 말 한마디가 마음에 걸려, 귀국 후 며칠도 지나지 않아 극장 의자에 앉았습니다.속아서 발을 디딘 지옥섬, 강옥의..

카테고리 없음 2026. 7. 19. 05:05
[히말라야] 죽음의 산 동료 위해 다시 오른 사나이

영화 [히말라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드라마입니다. 엄홍길 대장의 휴먼원정대를 통해 동료애와 책임감의 의미를 깊이 있게 그려냈으며, 황정민의 섬세한 연기와 실제 버스기사인 필자의 경험을 함께 담아 진심 어린 리뷰를 전합니다. [히말라야]는 2015년 개봉한 실화 기반의 한국 영화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후배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다시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화려한 산악 액션보다 동료를 향한 책임감과 인간적인 약속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깊은 감동을 전하는 작품입니다.버스 운행을 마치고 돌아온 어느 저녁이었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나면 몸은 천근만근인데 머리만 또렷해지는 그 이상한 시간이 있습니다. 그날 유튜브를 뒤적이다 《히말라야》 예고편에 눈이 걸렸고, 황정민 배우 ..

카테고리 없음 2026. 7. 15. 05:17
[검사외전] 부패한 조직보다 무서운 것은 배신이었다

버스 핸들을 잡은 지 벌써 7년이 넘었습니다. 예전엔 영화 한 편 보는 게 사치처럼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비번 날 오후에 소파에 앉아 리모컨을 돌리는 그 시간이 꽤 소중합니다. 검사외전을 처음 제대로 마주한 것도 그런 오후였습니다. 황정민 얼굴이 화면에 딱 잡히는 순간, 그냥 손이 멈췄습니다. 억울한 일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조금 다르게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황정민의 굳어버린 눈빛이 말해주는 억울함의 무게황정민이 연기하는 변재욱은 거칠고 다혈질입니다. 취조실에서 삿대질하고, 목소리부터 먼저 올라가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 분노보다 법정에서 15년 형을 선고받는 순간 그의 표정에 더 오래 눈이 갔습니다. 터질 것 같은데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 그 굳은 얼굴. 억울함이 극에 달하면..

카테고리 없음 2026. 7. 7. 09:09
[국제시장] 억누른 눈물로, 지하 수백 미터, 아버지의 짐

2015년 초, 중국 산동성에서 MRO 사업을 벌이던 저는 한국 출장길에 혼자 극장 문을 밀고 들어갔습니다. 가족도, 아는 사람도 없이, 지친 몸 하나만 이끌고 들어간 어두운 극장에서 저는 두 시간 내내 입을 틀어막고 울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졌을 때 뺨이 젖어 있었고, 그 이유를 한참 동안 말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압니다. 스크린 속 덕수의 삶이 어딘가는 제 아버지의 이야기였고, 또 어딘가는 제 자신의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황정민이 억누른 눈물로 완성한 '짐을 진 남자'의 연기황정민의 연기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억누름'입니다.덕수는 웁니다. 하지만 절대 남 앞에서 먼저 무너지지 않습니다. 황정민은 그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듯 표현합니다. 독일 광산 사고 장면에서 동료 달구가 ..

카테고리 없음 2026. 7. 3. 10:02
[베테랑 2] 연쇄 살인이라는 장치,세대 간 긴장,정의라는 단어의 무게

영화가 끝나면 정의가 실현됩니다. 현실도 그럴까요?추석 연휴, 저는 아들 둘을 데리고 극장에 앉았습니다. 시내버스를 오래 몰다 보면 세상 돌아가는 게 눈에 잡힙니다. 취객, 시비꾼, 몸 불편한 어르신, 말 한마디 없이 승차하는 청년들. 저는 그 모든 사람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게 일입니다. 참는 것도 직업의 일부입니다. 그런 제가 스크린 앞에서 처음으로 주먹을 쥐었습니다. 서도철 형사가 악인의 멱살을 잡는 순간, 저는 그 손이 제 손인 것처럼 느꼈습니다.영화는 어디서 시작하는가 - 연쇄살인이라는 장치2024년 9월 13일 개봉한 베테랑 2는 류승완 감독이 9년 만에 다시 소환한 서도철(황정민)의 이야기입니다. 2015년 전작이 재벌 2세의 갑질과 권력형 비리를 정면으로 겨냥했다면, 이번엔 연쇄살인범이라..

카테고리 없음 2026. 6. 2. 16:38
[서울의 봄] 1979년 12월 12일, 9시간이 바꿔버린 대한민국

극장을 나오면서 한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분노인지 허탈함인지 구분이 안 되는 감정이 가슴 한가득 들어차 있었습니다. 1,300만 명이 이 영화를 보러 갔다는 사실이, 극장 안에 앉아 있는 동안은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당연한 일처럼 느껴졌습니다.1979년 12월 12일의 반란, 9시간 동안 무너진 국가의 질서1979년 12월 12일 저녁 7시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영화는 그 9시간을 141분 안에 압축해 넣었습니다. 군사반란(쿠데타·coup d'état, 무력으로 정권을 빼앗는 행위)이라는 단어를 역사 교과서에서 읽었을 때와, 스크린 위에서 그 장면들을 눈으로 목격했을 때의 충격은 전혀 다른 것이었습니다.저는 그날 밤을 중학생으로 시골에서 보냈습니다. 어른들이 라디오 앞에 심각..

카테고리 없음 2026. 5. 29.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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