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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말라야

    영화 [히말라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드라마입니다. 엄홍길 대장의 휴먼원정대를 통해 동료애와 책임감의 의미를 깊이 있게 그려냈으며, 황정민의 섬세한 연기와 실제 버스기사인 필자의 경험을 함께 담아 진심 어린 리뷰를 전합니다. [히말라야]는 2015년 개봉한 실화 기반의 한국 영화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후배 박무택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다시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화려한 산악 액션보다 동료를 향한 책임감과 인간적인 약속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깊은 감동을 전하는 작품입니다.

    버스 운행을 마치고 돌아온 어느 저녁이었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나면 몸은 천근만근인데 머리만 또렷해지는 그 이상한 시간이 있습니다. 그날 유튜브를 뒤적이다 《히말라야》 예고편에 눈이 걸렸고, 황정민 배우 얼굴을 보자마자 리모컨을 내려놨습니다. 그리고 두 시간 넘게 꼼짝도 못 했습니다.

    히말라야에서 황정민이 보여준 침묵의 연기

    황정민이라는 배우를 저는 이 영화에서 새롭게 발견했습니다. 엄홍길이라는 살아있는 영웅을, 그분이 직접 지켜보는 앞에서 재현해야 하는 부담은 보통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황정민은 그 무게를 정면으로 받아내면서도 결코 흉내 내기로 흐르지 않았습니다.

    제가 가장 오래 기억하는 장면은 박무택의 실종 소식을 처음 전해 듣는 순간입니다. 황정민은 그 장면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울지도 않습니다. 다만 턱을 한 번 꽉 다물고, 눈동자가 잠깐 흔들리다가 이내 어떤 결심처럼 굳어집니다. 그 몇 초가 대사 한 줄보다 훨씬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이 사람 지금 무너지고 싶은데 무너질 수가 없구나"라는 것이 표정 하나로 전달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몸짓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설원(雪原, 눈으로 뒤덮인 넓은 벌판)을 오르는 장면에서 황정민의 걸음걸이는 영웅의 것이 아닙니다. 무릎이 약간 떨리고, 숨이 가쁘고, 올라갈수록 동작이 느려집니다. "저분이 지금 연기를 하는 건지, 정말 힘든 건지"라는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 관객은 그냥 따라 올라가게 됩니다.

    정우가 연기한 박무택도 인상적입니다. 초반의 패기 넘치는 모습과, 후반 엄 대장에게 전화로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회상 장면 사이의 온도 차이가 굉장합니다. 정우는 목소리만으로 모든 것을 해냅니다. 떨림도 없이, 오히려 너무 담담해서 더 슬픈 목소리. 그 담담함이 죽음을 각오한 사람의 것이라는 걸 알아채는 순간 가슴이 내려앉았습니다.

    배우의 성장 곡선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황정민은 이 영화에서 카리스마형 인물(외부로 감정을 분출하는 유형)에서 내향형 인물(감정을 안으로 삭이는 유형)로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저는 이번 히말라야 리뷰를 쓰면서 황정민이라는 배우가 왜 국민 배우인지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황정민의 연기 중 어느 장면이 가장 오래 남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여기서 잠깐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예전에 저는 감정을 크게 드러내는 배우가 연기를 잘한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나이 예순이 넘어 다시 보니, 진짜 감정은 참는 사람에게서 더 강하게 전달된다는 것을 압니다. 살다 보면 울고 싶을 때 울 수 없는 순간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히말라야가 전하는 동료애와 감독의 연출 의도

    이석훈 감독은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쓰지 않았습니다. 산을 하나의 인격체처럼, 때로는 심판자처럼, 때로는 목격자처럼 다루었습니다. 카메라워크(화면을 구성하는 카메라의 이동과 각도)가 그 의도를 잘 드러냅니다.

    정상을 향해 오를 때 카메라는 인물 뒤에서 따라가며 인간이 얼마나 작은 지를 보여줍니다. 광활한 설원과 암벽 사이에서 대원들의 몸은 점처럼 작아지는데, 그 구도 하나로 "저 산은 인간을 이긴다"는 명제가 선언됩니다. 반면 대원들이 서로를 붙잡고 격려하는 장면에서는 카메라가 극도로 가까이 붙어서 땀과 눈물이 뒤섞인 얼굴을 클로즈업합니다. 산이 인간을 지배하는 구도와, 인간이 인간을 살리는 구도가 교차하면서 영화의 핵심 메시지가 만들어집니다.

    색감 연출도 주목할 만합니다. 회상 장면은 전반적으로 따뜻한 황금빛 톤으로 처리되고, 현재의 데스존(Death Zone, 해발 8,000미터 이상의 극한 고도 구역으로 인간이 장기 생존 불가능한 지대)은 파랗고 차가운 색조로 일관됩니다. 죽은 동료의 기억은 따뜻하게, 그를 데려오러 가는 길은 차갑게. 그 온도 차이가 시각적으로 슬픔을 증폭시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자료에 따르면, 《히말라야》는 2015년 12월 개봉 후 약 7,765,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겨울 흥행 1위를 기록했습니다. (출처: 영화진흥위원회, 링크)

    음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정상 등정 장면과 시신 수습 장면에서 같은 주제 선율이 반복되지만 편곡이 전혀 다릅니다. 전자는 웅장하고 희망적으로, 후자는 현악기 피치카토(현을 손가락으로 퉁겨 연주하는 주법)로 끊어지는 듯 연주됩니다. 같은 산, 같은 선율, 다른 온도. 감독은 음악으로도 삶과 죽음을 대조시켰습니다.

    북한산을 오를 때마다 저는 이 영화 장면들이 겹쳐 보입니다. 물론 비교가 안 되는 높이지만, 능선을 오르다 숨이 턱에 차오를 때 "나는 지금 살아있구나"라는 감각이 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감각이 더 선명해졌습니다. 여러분도 등산을 좋아하신다면 이 영화가 분명히 다르게 보이실 겁니다.

    히말라야가 떠올리게 한 나의 중국 생활과 동료의 의미

    이 영화가 저에게 특별히 아팠던 이유를 한참 생각해 봤습니다. 결국은 '혼자 버텨야 했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2004년, 저는 중국 산동성 웨이하이에 주재원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가족을 데리고 낯선 땅에 내려앉은 첫해는 히말라야 베이스캠프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언어도, 문화도, 사람을 대하는 방식도 전부 달랐습니다. 큰아들이 중국 로컬학교에 처음 들어갔을 때, 아이는 밤마다 울었습니다. 저도 속으로는 무너질 것 같았지만 아버지 앞에서 흔들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냥 버텼습니다. 영화 속 대원들이 해발 8,000미터 고지에서 한 걸음씩 내딛듯이, 저도 청도의 공장 바닥에서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그리고 8년을 버티고 나니 아이들은 중국어를 자유롭게 하게 됐고, 저는 공장 관리의 본질을 꿰뚫게 됐습니다. 버티는 것이 전략이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엄홍길이 휴먼원정대(사망한 대원의 시신 수습을 목적으로 구성된 민간 원정대)를 꾸릴 때, 주변에서 모두 말렸을 것입니다. 불가능하다고, 무모하다고. 그러나 그는 갔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내가 데려온 후배니까.

    어린 시절 시골에서 아버지 밭일을 도우며 배운 것이 있습니다. 감자 캘 때 흙을 파헤치다 보면 크고 실한 것이 툭 튀어나오는 순간이 있는데, 그 기쁨은 땡볕에 허리를 구부리고 버텼던 사람만 압니다. 그 감각이 영화 속 정상 장면과 정확히 겹쳤습니다.

    그런데 예전엔 이 영화가 "대단한 산악인의 이야기"로 보였을 것입니다. 그때는 8,750미터라는 숫자에 압도됐을 것입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지금은 엄홍길이 박무택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서, 제가 청도 공장에서 혼자 야근하던 밤을 봅니다. 어느 시대, 어느 자리든 혼자 버텨야 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결국 같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2024 한국인의 사회적 고독 실태조사'에 따르면, 50대 이상 남성의 61%가 "힘들 때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출처: 국가인권위원회, 링크) 엄홍길이 왜 혼자 올라가려 했는지, 그 외로운 결단이 얼마나 많은 중장년 남성의 마음에 꽂혔는지 이 수치가 설명해 줍니다. 여러분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히말라야 줄거리는 단순한 등반기가 아니라 동료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약속의 이야기입니다.. 자신이 데려간 후배를 혼자 산에 두고 내려올 수 없었던 한 사나이의 이야기입니다. 화려한 CG나 반전 없이도 이렇게 사람을 붙잡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가 증명합니다.

    추천 대상은 중장년 이상으로 무언가를 오래 버텨온 분, 동료나 가족을 위해 희생한 경험이 있는 분, 실화 영화 추천 작품을 찾는 분,
    산악 영화 추천 작품을 찾는 분,황정민 영화 추천을 찾는 분, 그리고 산을 좋아하는 모든 분입니다. 60대인 제가 두 손을 무릎에 올려놓고 꼼짝도 못 한 채 봤다는 것이 가장 정직한 추천입니다.

     

     

    참고 및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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