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봄이었습니다. 웨이하이 외곽 공단 지역, 회사가 마련해 준 숙소는 방 세 개짜리였고 냉장고도 있었습니다. 넓었습니다. 근데 그게 문제였습니다. 넓은 방에 혼자 있으면 소리가 더 크게 들립니다.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 복도에서 들려오는 낯선 언어,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침묵. 그때 저는 고독인지 자유인지를 한참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퇴근 후 아무 방향으로나 걸어 들어갔던 골목들이 익숙해질수록 오히려 더 낯설게 느껴졌고, 장날 시장 한복판에서 손짓 발짓으로 음식을 사 먹으면서도 저는 분명히 거기 있었지만 거기에 속하지는 않았습니다그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여행과 나날》(旅のおわり世界のはじまり, 2019)을 보는 내내 가슴 한쪽이 계속 당겼습니다. 영화는 2019년 칸국제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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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 15. 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