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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 없다] 해고 통보를 받은, 관찰로 바뀌는 순간 ,벼랑 끝을 안다

지난 주말, 북한산 등산을 마치고 땀을 식히다가 CGV에 들어섰습니다. 박찬욱 감독에 이병헌, 손예진이라는 조합이라면 무조건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리는 뻐근했지만 마음은 뭔가 묵직한 것을 담고 싶었습니다. 평소 버스 운전 중 공백 시간이 생기면 영화 한 편이 큰 위로가 됩니다. 그날도 그랬습니다.해고 통보를 받은 그 멈춘 눈빛이 내 얼굴이었다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25년 경력의 제지 전문가 유만수(이병헌)가 해고 통보를 받습니다. 그 장면에서 저는 등받이에서 등을 떼고 앞으로 몸을 기울였습니다. 이병헌은 그 순간 분노하지 않습니다. 눈물도 쏟지 않습니다. 그냥 멍하니 있습니다. 그 공백이 오히려 더 무겁습니다. 관객은 그 정지된 표정 속에서 25년이라는 시간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게 ..

카테고리 없음 2026. 6. 26. 10:10
[굿 포츈] 천사도 못 구한 N잡러의 현실, 감정의 정체, 블랙 코미디

새벽 첫차를 몰고 나가다 보면, 아직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피곤한 얼굴로 핸드폰을 들여다보거나,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버스에 오르는 분들. 저는 그 얼굴들을 매일 바라보며 운전대를 잡습니다. 《굿 포츈》을 보고 나서, 그 새벽 얼굴들이 다시 떠올랐습니다.천사도 못 구한 N잡러의 현실영화 속 아지(아지즈 안사리)는 N잡러입니다. 몇 개의 일을 동시에 뛰면서도 차 안에서 노숙하는 삶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천사 가브리엘(키아누 리브스)은 그런 아지를 돕기 위해 금수저 벤처 투자자 제프(세스 로건)와 삶을 통째로 맞바꿔줍니다. 선한 의도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엉망이 됩니다. 환경이 바뀌었는데도 두 사람 모두 불행합니다. 가브리엘은 결국 날개를 반납하고 인간으로 강등당..

카테고리 없음 2026. 6. 21. 09:09
[ 미키 17] 몸은 복제되어도, 상처와 선택으로, 존재

하루 네 시간도 못 자는 날이 많습니다. 버스 핸들을 잡고, 보험 전화를 돌리고, 틈틈이 병원 동행 봉사를 마치고 나면 새벽이 되어 있습니다. 그 피로 속에서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을 봤습니다.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몸은 복제되어도 기억과 감정은 오직 하나의 미키에게 남는다.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면서도 섬뜩합니다. 머나먼 행성을 식민지화하는 우주선 안에서 '익스펜더블(expendable)'이라 불리는 존재, 미키 17(로버트 패틴슨)은 죽을 때마다 새 몸으로 복제됩니다.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고, 죽고, 다시 태어나고, 또 투입됩니다. 그 과정이 반복됩니다. 그런데 어느 날 18번째 미키가 생성된 상태에서 17번째 미키가 살아 돌아옵니다. 시스템은 이 상황을 용납하..

카테고리 없음 2026. 6. 1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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