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핸들을 잡은 지 7년이 넘었습니다. 매일 서울 구석구석을 오가다 보면 이 도시가 얼마나 다른 세계들로 겹쳐져 있는지 몸으로 느낍니다. 동료 기사가 "요즘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난리야"라고 했던 2019년 저녁, 퇴근 후 혼자 영화관에 앉았고 그날 이후 이 영화는 제 머릿속에서 한 번도 완전히 사라진 적이 없습니다.계단 위에서 맡은 냄새가 계급의 언어였다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을 스스로 "계단 영화"라고 불렀습니다. 반지하에서 평지로, 평지에서 박 사장의 언덕 위 저택으로, 그 저택 지하에 다시 방공호. 카메라는 이 영화 내내 오르고 내리는 일만 반복합니다. 기택 가족이 박 사장 집 언덕을 걸어 올라갈 때 카메라는 서서히 틸트 업(tilt-up,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촬영) 상승의 욕망을 품은 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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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7. 7. 0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