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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센스] 믿음의 덫,인간의 민낯 , 두배우 (오아연, 박용우)

퇴근하고 유튜브를 뒤적이다가 짧은 예고편 하나가 알고리즘에 걸려들었습니다. '손해사정사'라는 단어가 먼저 눈에 들어왔고, 곧이어 '보험금'이라는 단어가 심장을 살짝 건드렸습니다. 저는 10년 전 사기를 당한 사람이니까요. 예고편 마지막에 "누가 범인인지보다, 왜 사람은 무언가를 믿게 되는가"라는 문장이 화면에 떴을 때 소파에 앉은 채로 한동안 멍하니 있었습니다. 그날 바로 극장 예매를 했습니다.냉정한 사정사도 무너뜨리는 믿음의 덫중국 MRO 사업을 하던 시절, 저는 한 파트너를 굳게 믿었습니다. 청도 공장 시절부터 10년 넘게 밥도 먹고 술도 마신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이 사업, 같이 하자"고 했을 때 저는 계약서 한 장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도장을 찍었습니다. 관계에서 나온 신뢰였습니다. 그런데 나중..

카테고리 없음 2026. 6. 19. 16:02
[좀비딸 리뷰] 좀비가 된 딸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아버지의 사랑

처음 '좀비딸'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코미디 영화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줄거리를 읽는 순간 이 영화가 단순한 좀비물이 아니라 가족 이야기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호랑이 사육사도 못 버린 아버지의 본능조정석이 연기한 이정환은 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오래 들여다본 인물입니다. 맹수 전문 사육사라는 직업 설정이 처음엔 코미디 장치로만 보였는데, 화면을 따라가다 보니 그 설정이 얼마나 정교하게 계산된 것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조정석의 연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딸 수아 앞에서의 눈빛 변화입니다. 좀비가 된 딸을 처음 마주하는 장면에서 공포·슬픔·사랑 세 가지 감정이 한 눈빛 안에 뒤섞여 있었습니다. "이 아이가 내 딸이 맞는가"라는 의심과 "그래도 내 딸이다"라는 확신이 한 프레임에 공존했고, 저..

카테고리 없음 2026. 6. 19. 11:11
[야당]악은 처음부터,사람이 무너지는 방식,쫓기는 삶과 버티는 삶

버스 운행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오늘 같이 영화 한 편 볼까요?" 하더군요. 요양보호사 일 마치고 피곤할 텐데도 그런 말을 건네는 게 기특해서, 저도 허리 좀 풀고 소파에 앉았습니다. 마침 〈야당〉이 눈에 들어왔어요. 유해진, 강하늘이 나온다길래 크게 고민 없이 틀었는데, 123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보고 나서 한참 소파에 그대로 앉아 있었습니다. 옛날 기억이 올라오는 게 어쩔 수가 없었거든요.황병국 감독의 연출 "악은 처음부터 악한 얼굴을 하지 않는다"황병국 감독, 솔직히 배우로는 익숙한 얼굴이지만 감독으로는 이번이 처음 접한 분입니다. 〈부당거래〉에서 국선 변호사로, 〈베테랑〉에서 생활형 캐릭터로 오랫동안 현장을 누빈 분인데, 바로 그 배우 경험이 이 영화 전반에 짙게 배어 ..

카테고리 없음 2026. 6. 18. 07:25
[신의악단] 실화가 만들어낸 무게감, 찬양, 북한 체제

버스 핸들을 잡고 퇴근하던 날, 배우자가 "이 영화 꼭 봐야 해"라며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영화관을 나서고 나서 한참 동안 둘 다 말이 없었습니다. 그 침묵이 이 영화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리뷰 같습니다.실화가 만들어낸 무게감《신의악단》은 단순한 북한 소재 코미디가 아닙니다. 대북제재(對北制裁,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해 경제·외교적으로 압박하는 조치)로 외화 수입이 완전히 막힌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2억 달러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보위부(保衛部, 북한의 정치 경찰 조직으로 주민 감시와 체제 유지를 담당하는 기관) 주도로 가짜 기독교 찬양단을 만든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사실 처음 줄거리를 들었을 때는 "설마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

카테고리 없음 2026. 6. 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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