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공포 화라고 기억하는 분이 계십니까. 아마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을 것입니다. 1999년 개봉한 스티븐 소머즈의 《미라》는 분명 공포의 문법을 빌려 쓰지만, 정작 관객에게 가장 깊이 박히는 것은 귀신이나 저주가 아닙니다.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이 2000년대 초 베이징 주재원 시절이었습니다. 대기업을 나와 낯선 나라에 뿌리 없이 내려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 숙소 TV 앞에 혼자 앉아 이 영화를 틀었습니다. 베이징의 겨울 창밖으로는 읽을 수 없는 간판들이 줄지어 있었고, 화면 속 오코넬은 이집트 사막 한가운데서 혼자 발버둥 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이 영화가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줄거리를 간략히 짚어두겠습니다. 1920년대 이집트, 용병 오코넬(브렌던 프레이..
서울 새벽 거리를 수백 명의 승객과 함께 달린 뒤 집에 돌아오면, 머리를 비우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그날 넷플릭스에서 선택한 영화가 바로 《레드 노티스》였습니다. 화려한 액션과 끊임없는 반전, 그리고 세 배우의 뛰어난 호흡이 피로를 잊게 만들었습니다.반전과 케미, 이 영화가 90%의 관객을 사로잡은 이유《레드 노티스》는 인터폴(INTERPOL, 국제형사경찰기구)의 최고 수배 등급을 뜻하는 '레드 노티스'를 소재로 한 글로벌 액션 코미디입니다. FBI 프로파일러(FBI Profiler, 범죄자의 심리·행동 패턴을 분석해 용의자를 추적하는 전문 수사관)인 존 하틀리는 전설적인 미술품 도둑 놀런 부스를 쫓다가 오히려 누명을 쓰고 레드 노티스 수배자가 됩니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이지만, 바로 이 설정이 영화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