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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 충성과 공포 사이, 총성으로 끝난 권력의 비극

1979년 10월 26일. 저는 그날을 잊지 못합니다. 담배 수확이 막 끝난 시골 마을, 온 가족이 지쳐 있던 저녁이었습니다. 라디오에서 긴급 뉴스가 흘러나왔고, 어머니는 밥상 앞에서 수저를 멈추셨습니다.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열네 살이던 저는 세상이 왜 갑자기 그렇게 조용해지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 침묵의 의미를 〈남산의 부장들〉을 보고 나서야 조금 더 깊이 알게 됐습니다.흔들린 충성이 만들어낸 두 얼굴의 인간이 영화의 심장은 이병헌입니다.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실제 인물 김재규를 모티브로 한 가상 인물)을 연기하는 그의 눈빛은 단 한 장면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대통령 앞에서 그의 눈은 낮아집니다. 자세가 작아지고, 말 끝이 흐려지고, 웃음의 타이밍이 0.5초씩 늦습니다. 그런데 ..

카테고리 없음 2026. 7. 12. 07:37
[어쩔수가 없다] 해고 통보를 받은, 관찰로 바뀌는 순간 ,벼랑 끝을 안다

지난 주말, 북한산 등산을 마치고 땀을 식히다가 CGV에 들어섰습니다. 박찬욱 감독에 이병헌, 손예진이라는 조합이라면 무조건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리는 뻐근했지만 마음은 뭔가 묵직한 것을 담고 싶었습니다. 평소 버스 운전 중 공백 시간이 생기면 영화 한 편이 큰 위로가 됩니다. 그날도 그랬습니다.해고 통보를 받은 그 멈춘 눈빛이 내 얼굴이었다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25년 경력의 제지 전문가 유만수(이병헌)가 해고 통보를 받습니다. 그 장면에서 저는 등받이에서 등을 떼고 앞으로 몸을 기울였습니다. 이병헌은 그 순간 분노하지 않습니다. 눈물도 쏟지 않습니다. 그냥 멍하니 있습니다. 그 공백이 오히려 더 무겁습니다. 관객은 그 정지된 표정 속에서 25년이라는 시간이 무너지는 소리를 듣게 ..

카테고리 없음 2026. 6. 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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