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그 영화가 극장가를 휩쓸 때, 저는 중국 산동성에서 MRO 부품 재고표를 들여다보며 밤을 지새우고 있었습니다. 관객 1,137만 명을 기록하며 한국 사회를 뒤흔든 영화를(출처: 영화진흥위원회, 링크) 올해 처음 봤습니다. 60 넘은 버스기사가 이어폰 끼고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다가, 두 번이나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습니다. 눈물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가슴이 너무 무겁게 내려앉아서, 잠시 숨을 고르지 않으면 안 됐습니다.국밥집 아주머니의 눈물이 잠든 양심을 깨웠다영화에서 제 마음을 가장 먼저 건드린 건 송우석이 아니라 국밥집 아주머니 최순애였습니다. 김영애 선생님이 연기한 그 인물, 아들 진우가 끌려간 뒤 허름한 국밥집을 혼자 지키며 변호사 문을 두드리는 장면. "제 아들은 책을 읽었을 ..
버스 종점에서 숨을 고르는 그 짧은 시간, 저는 가끔 아무 생각 없이 핸드폰을 봅니다. 그날은 알고리즘이 「대가족」 예고편을 밀어 넣었습니다. 60년 만두집 아버지와 스님이 된 아들. 양우석 감독의 이름을 보고 망설임 없이 극장을 예약했습니다. 「변호인」을 만든 사람이 만두 가게 이야기를 찍었다면, 그 안에 분명 만두보다 묵직한 것이 들어있을 거라 짐작했기 때문입니다.60년 만두집 아버지의 침묵한 부정(父情)이 말하는 것들김윤석이 연기한 함무옥은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은 것을 말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아들이 스님이 됐다는 소식을 듣는 장면에서 그는 소리를 지르지 않습니다. 입술을 굳게 다물고, 눈 주변 근육만 미세하게 파르르 떨립니다. 소리치는 것보다 참는 얼굴이 더 아프다는 것을 김윤석은 온몸으로 증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