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처음 중국 땅을 밟던 날 저는 언어도 얼굴도 낯선 대륙 한복판에 혼자 서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새벽 버스 핸들을 잡고 텅 빈 서울 도심을 달리는 제가 라 그라지아를 보며 그 감각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이 영화는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더 깊이 찔렸습니다.고독은 무너짐이 아닌 고요한 저항이다라 그라지아는 중앙아시아의 광활한 들판을 배경으로, 마을 공동체 안에서 철저히 투명인간으로 살아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주인공 카리나 체르노수토바가 연기하는 인물은 말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침묵이 나약함이 아니라 유일하게 남은 자기 보존의 방식이라는 것을 영화는 아주 천천히 드러냅니다.이 영화를 보다가 저는 2013년 이후 몇 해를 떠올렸습니다. MRO 사업이..
카테고리 없음
2026. 6. 16. 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