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저는 지방 출신 신입사원으로 대기업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학벌, 말투, 집안 배경이 사람을 가르던 그 시절, 저는 '두 배로 잘해야 살아남는다'라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그리고 40년이 지난 지금, 새벽 버스 핸들을 잡으며 우연히 다시 꺼내 본 영화 한 편이 그 기억을 정면으로 건드렸습니다. 주토피아(Zootopia, 2016)였습니다.낙인은 약자에게 먼저 새겨진다주디 홉스는 꿈이 있었습니다. 주토피아 최초의 토끼 경찰관이 되겠다는 꿈. 그런데 아카데미 입학 첫날부터 그녀에게는 말이 붙습니다. "토끼는 귀엽지, 경찰은 못 해." 이 장면에서 영화가 작동시키는 건 스티그마(stigma), 즉 낙인입니다. 여기서 낙인이란 특정 집단에 부정적 속성을 고정시켜 그 사람의 전체를 규정해 버리는 사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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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6. 16. 08:10